[D+17] 찬 바람은 담배를 부른다

2025. 12. 2. 23:14🚭금연 일기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아닌가 싶다. 오늘도 이렇게 추운데, 내일은 영하 8도의 강추위를 예보하고 있다.
점심때 약속이 있어서 한 십 여분을 걸어야 했는데, 와. 거짓말 안 하고 눈물이 찔끔 나왔다.
매서운 바람 앞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무력하게, 얼굴을 강타하는 바람을 맞아가며 속으로 욕을 삼켰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도 예외 없었다. 그래도 뜨끈한 육개장 국물에 속이 든든해서일까, 손에 든 커피의 온기 덕분일까.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진 않았다.
 

사람의 마음을 갈대에 비유하곤 한다 사진은 억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찬 바람을 맞으며 근래에 없었던 강력한 흡연 욕구가 솟아남을 느꼈다.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그동안 숱하게 금연에 실패했던 지점, 바로 그 근처까지 아주 가깝게 다가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 발짝만 내밀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나의 여리고 여린 의지가 눈앞에서 팔랑거리고 있었다. 
 
참아야 했다. 심호흡부터 시작했다. 찬 공기가 폐를 순환하고 추위에 덜덜 떨리기 시작하면서 갈망이 사그라듦을 느꼈다.
아이러니하게도 찬 바람 때문에 담배 생각이 났다가, 바로 그 추위를 동반한 칼바람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순간적인 충동이었던 건데, 자칫 위험할 뻔했다. 며칠째 담배 생각도 안 나고 금연이 너무 순조로워서 방심할 뻔했다.
그럼 그렇지. 그렇게 만만한 상대일리가 없다. 
 
위기가 한 차례 있었지만,
성공적인 금연 17일 차를 보내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흔들림이 없는 그날까지 자만하지 말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지.
 
 
끝.

*
금연 17일 차 성공.
금단증상 : 졸림
갈망 : 강력한 한 방
대응 : 심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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