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8. 23:38ㆍ🚭금연 일기

사흘이 지났다. 목감기 덕분일까, 담배 생각이 안난다. 이러다가도 어느 순간 훅 하고, 강력한 갈망이 일어날 수 있으니, 자만해서는 안된다. 나쁘지 않다. 어제 아무 생각 없이 일찍 잠든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무념무상의 상태가 금연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듯 하다.
'담배를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 바로 머릿 속에 담배가 떠오르 듯, 하지 말라고 하면 더 생각이 나기 마련이다. 금연 초기를 견디기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까.
담배를 엄청 많이 피웠던 건 아니다. 하루 평균 12~13개비 정도 되려나. 그래도 깨어있는 시간 중 한 시간에 한 가치 씩은 피웠다는 계산이다. 대부분의 흡연자가 그러하듯- 술자리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이 피우게 되고, 장거리 운전할 때, 바둑, 낚시, 당구, 게임, 도박과 같은 취미생활을 할 때에도 평소보다 흡연량이 늘기 마련이다.
그래도 요새는 실내에서 흡연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흡연 구역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귀찮음 덕분에 옛날보다 조금 덜 피게 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식당이든 술집이든 들어가 앉으면 물통과 같이 재떨이를 먼저 가져다주곤 했는데. 어디 음식점 뿐인가, 전철 플랫폼에도 버스 정류장에도 재떨이가 상시 비치되어 있었고, 호텔이나 모텔과 같은 숙박 업소에도 디폴트가 흡연 가능이었고, 비흡연자를 위한 '노스모킹룸'이 옵션이던 때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철 플랫폼이나 버스 정류장에 재떨이가 상시 비치되어 있었고, 기차 안에서도 연결 통로에서는 흡연이 가능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금연이 정말 쉽지 않았을 거라 짐작된다. 담배 끊은 사람은 지독한 놈이니 상종도 말라는 건, 바로 이렇게 흡연자 친화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금연에 성공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반면 지금은 얼마나 금연하기 좋은지- 실내 흡연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실외에서도 지정된 흡연구역이 아니라면 행인들의 싸늘한 눈총을 감당해야 한다. 점점 흡연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추세를 생각한다면, 금연은 당연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본다. 흡연으로 인한 폐혜가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제도와 법이 개선되면서 흡연자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국가적 건강 증진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흡연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평생 담배를 피울 게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끊는 게 옳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내 주위만 봐도 많은 선후배, 친구들이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담배를 끊어야 할 타이밍인거다. 작심삼일까지도 너무 오래 걸렸다. 더이상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
끝.
*
금연 3일 차 성공.
금단증상 : 졸음, 무기력
갈망 : 없음.
'🚭금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D+5] 살이 쪄도 담배는 싫다 (0) | 2025.11.20 |
|---|---|
| [D+4] 담배 생각이 날 때는 심호흡을 한다 (0) | 2025.11.19 |
| [D+2] 추운 건 싫지만 담배는 더 싫다 (0) | 2025.11.17 |
| [D+1] 식욕이 먼저다 (0) | 2025.11.16 |
| [D-day] 금연은 첫 하루가 가장 힘들다 (0) | 2025.11.15 |